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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최후 진술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이나 10일 새벽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2분부터 오후 9시 1분까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증거인멸 우려와 진술 회유 여부 등 구속 필요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검 측은 파워포인트(PPT) 178장을 준비해 프리젠테이션에 나섰고 300여쪽에 달하는 의견서도 별도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내란특검팀에선 박억수 특검보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검사 7명 등 검사 10명을 비롯해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과 수사관 등이 영장 심사에 투입됐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별로 배분해 돌아가며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그의 검사 선배이자 윤 정부 시절 국민권익위원장·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김홍일 변호사를 비롯해 김계리·배보윤·송진호·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 등 7명이 영장 심사에 나서 윤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이들도 167장 분량의 PPT 자료를 준비했으며 68쪽 의견서도 재판부에 별도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도 이날 심사 말미에 20분간 최후 진술을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며 사실상 계엄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속심문 후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외환 혐의가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졸속 영장 청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를 일일이 반박하며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도주 우려는 그 자체로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윤 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수사 개시 18일 만인 지난 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특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경호처법상 직권남용교사)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심의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에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등을 받고 있다.
6시간 40분간 영장심사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지난 3월 8일 석방된 지 123일 만에 서울구치소로 돌아온 것이다.
통상 영장 심사를 마친 피의자들은 구치소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법원의 구속 여부 판단을 기다린다.
구속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을 경우 수의로 갈아입지 않고 사복 차림으로 대기한다.
윤 전 대통령도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친 뒤 구치소 내 피의자 가나벳 대기실에서 '사복 차림'으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부장판사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나와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향할 수 있지만 영장을 발부하면 서울구치소 3평 남짓 독방에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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